2024년 5월 16일(목)

스타 끝장 인터뷰

[인터뷰]최진혁 "이런 관심 처음, 2013년은 내게 스페셜한 해"

강선애 기자 작성 2013.12.30 09:28 조회 9,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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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혁

[SBS SBS연예뉴스 ㅣ 강선애 기자] 배우 최진혁에게 2013년은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해다. MBC 드라마 '구가의 서'의 구월령 캐릭터로 순식간에 '대세' 배우로 떠올랐고, SBS '상속자들'을 통해 '대박' 드라마의 일원이 됐다.

최진혁은 바로 tvN 드라마 '응급남녀'에 캐스팅됐다. '상속자들'의 마지막 촬영을 하고, 다음날 '응급남녀'의 포스터 촬영에 임했다. 쉬는 날이 하루도 없었다.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고, 지금도 정신이 없다.

그렇지만 최진혁의 연말은 따뜻하다. 촬영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자고 몸관리 때문에 마음대로 먹지 못해도, 마음만은 풍족하다. 배우에게 '연기력 인정'이라는 게, 연예인에게 '높아진 인기'라는 게 그렇다.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즐겁게 만든다. 최진혁은 이 두 가지를 올 해 모두 품에 안았다. 그래서 그에게 2013년은 행복한 해이다.

최진혁

# 최진혁의 '상속자들', 그리고 김원

최진혁의 실제 성격은 '상속자들'에서 연기한 김원 캐릭터와 많이 다르다. 최진혁은 밝고 장난기 많은 성격인 반면, 김원은 날카롭고 무겁다. 특히 김원이 쓰는 사무적인 말투, 그리고 동생 김탄(이민호 분)에게 못되게 대하는 행동은 최진혁이 가장 소화하기 힘든 부분이었다.

“원이의 사무적인 말투가 제가 평소에 안 쓰는 말투이다 보니 그게 표현하기 어려웠어요. 또 탄이는 다가오려고 하는데 원이는 계속 밀어내고 독하게 대하니까, 웃는 얼굴에 침을 뱉어야하는 상황이잖아요. 게다가 민호는 제가 좋아하는 동생인데, 차갑게 대하려니 어렵더라고요. 전 원래 잘 웃고 사람들과 얘기하기 좋아하는 밝은 성격이에요. 근데 원이는 완전 닫혀있는 인물이라 그런 걸 표현하기 힘든 면이 있었어요. 그래서 대본을 더 많이 봤죠.”

이복동생인 김탄한테 냉정했던 김원. 실제 최진혁은 이민호를 “정말 괜찮은 애”라고 표현했다. 동생인데도 배울 점이 많은 '형같은 동생'이란다. '상속자들'은 끝났지만 최진혁과 이민호는 앞으로도 계속 보기로 약속했다.

“민호는 누가 봐도 한류스타이고 톱스타인데, 정말 겸손하고 남들을 챙길 줄 알아요. 극중에선 나이차가 컸는데 실제로는 비슷한 또래거든요. 민호가 동생이긴 하지만 가끔은 형 같이 느껴질 정도로 성숙하고 어른스럽기도 해요. 그러면서 장난기도 많고 때 묻지 않은 면들도 있고, 정말 괜찮은 녀석이에요. 보고 배울 점이 많아요. 드라마 끝나고도 앞으로 자주 보면서 친하게 지내자고 했어요.”

'상속자들'에서 김원은 사랑하는 현주(임주은 분)와 이별하고 제국그룹을 지켰다. 사랑 대신 가족과 집안을 선택하며 그야말로 '왕관의 무게'를 양 어깨에 짊어졌다. '상속자들' 속 대부분의 인물이 결과적으로 사랑을 이뤘지만 김원은 홀로 남았다. 마지막 회에 김원이 넓은 서재에서 혼자 오열하는 장면은 왕관의 무게를 짊어진 자의 외로움을 표현하며 안방극장 시청자들조차 안타깝게 했다.

“맞아요. 원이 혼자서 다 짊어진 거니까 안쓰럽죠. 원이와 현주 커플은 현실에 너무 부딪쳤어요. 원이 탄이를 없는 사람처럼 취급할 정도로 싫어했는데, 탄이 은상(박신혜 분)이와 힘들어하는 걸 보고 '나랑 현주도 저랬었는데' 하면서 조금씩 마음을 열고 탄과 은상이를 도와주려고 한 거죠. 그 과정이 드라마에 명확하게 표현되지 않아 살짝 아쉬운 마음이 있긴 하지만, 전 결말에 만족해요.”

최진혁이 김원과 비슷한 부분으로 꼽은 것은 '가족'을 최우선으로 둔다는 점이다. 그는 김원처럼 사랑보다 가족을 먼저 택할 수 있다고 망설임 없이 말했다.

“전 뭐든 가족이 연계되면 얘기가 달라져요. 제가 외동아들인데, 부모님에 대한 애정이 각별해요. 그래서 저라도 원이 같은 선택을 했을 것 같아요. 가족이 연결된 상황이고 나 하나 희생해서 가족이 행복할 수 있다면, 현주에겐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이 원이처럼 했을 거에요.”

최진혁

# 최진혁의 어린시절, 그리고 가족

김원보다는 구월령처럼, 사랑을 위해서라면 목숨까지 건 순애보를 펼칠 것 같은 이미지의 최진혁은 의외로 사랑보다 가족이 먼저였다. 그가 가족에게 이토록 애착을 보이는 이유는 뭘까.

“부모님은 저만 바라보셨어요. 모든 인생을 저한테 쏟으셨죠. 어릴 땐 본의 아니게 속을 썩인 적도 많은데, 나이가 먹고 철이 들면서 '부모님은 내 전부'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가족은 일이든 사랑이든,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저한테 제일 큰 존재에요.”

전남 목포가 고향이라는 최진혁의 어린 시절은 장난기 많은 남자아이다웠다.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사고도 치고 공부도 안했다. 그래서 부모님이 속상해하신 것은 당연했다. 근데 최진혁의 마음에 가장 죄송스러운 기억으로 남은 시절은 고3 때다.

“남들은 한참 공부할 고3 때, 전 서울에 올라가겠다고 떼를 썼어요. 학교 축제 때 우연찮게 무대에 올라 노래를 했는데, 그게 정말 좋았어요. 그 때 이 쪽으로 나가봐야겠다고 마음 먹었고, 기왕 할거면 큰 물에서 놀아야겠다는 생각에 수능시험을 보자마자 짐을 싸서 서울에 올라왔어요. 서울에 아무런 연고도 없었는데 무작정 꿈에 뛰어든 거죠. 남들 캠퍼스 생활할 때 전 알바를 했고, 어려운 현실에 이것저것 많이 부딪쳤어요. 혼자라 외로웠고요. 부모님이 그런 제 모습을 보고 많이 속상해하셨어요.”

꿈을 좇아 무작정 달려온 아들이 비로소 세상의 인정을 받기 시작하는 모습을 본 부모님이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겠나. 최진혁의 부모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지금은 두 분 다 목포에서 올라오셔서 저와 서울에서 같이 사세요. 어머니가 해 주시는 밥을 먹으니 좋고, 이젠 외롭지도 않아요. 예전엔 속 많이 썩여드렸는데, 지금은 많이 마음을 놓으셨죠.”

최진혁

# 최진혁의 2013년, 그리고 2014년

최진혁에게 2013년은 잊지 못할 해다. 그는 올 해를 “연기하면서 이렇게 관심을 받아본 적이 없다. 그래서 감사했다. 정말 저한텐 스페셜한 해였다”라고 소회했다. '구가의 서'와 '상속자들'로 최고의 해를 보낸 최진혁은 이제 '응급남녀'를 준비한다. 2014년 1월에 첫 선을 보일 드라마를 통해 구월령과 김원과는 다른, 또 다른 캐릭터로 변신을 꾀한다.

“전 작품을 선택할 때 제가 꽂혀야 해요. '상속자들'은 김은숙 작가님이 좋아서 선택했던 거고, 이번 '응급남녀'는 캐릭터에 꽂혔어요. 밝고 명랑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었는데, 이번엔 그런 캐릭터거든요. 이젠 이 작품 속 캐릭터에 최대한 집중해야죠.”

크리스마스도 연말도 반납하고 새 작품에 올인하고 있는 최진혁. 그는 자신이 보여줄 새로운 모습에 스스로 기대감이 가득 찬 모습이었다. 이번 캐릭터가 실제 자신의 성격과 비슷한 부분이 더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멋지게 포장된 캐릭터가 아닌, '진짜 최진혁'에 가까운 모습을 볼 날이 머지않았다.

“'응급남녀'는 지금까지 제가 보여드린 것과는 180도 다른 캐릭터에요. 밝고 허당기 있는 캐릭터이고, 장르가 로맨틱코미디라 코믹한 모습도 볼 수 있을 거에요. 그동안 무거운 역할을 많이 연기했는데, 제가 망가지는 모습이 팬들이 보기에 의외일 수도 있어요. 근데 이게 훨씬 실제 최진혁과 가까운 모습이에요. 그러니 기대하고 봐주세요. 재미있을 거에요.”

최진혁

[사진=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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