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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애의 TV열전]종영 '쓰리데이즈'가 남긴 것…배우, 장르물의 진화, 그리고 메시지

강선애 기자 작성 2014.05.02 12:26 조회 6,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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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데이즈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SBS 수목극 '쓰리데이즈'(극본 김은희, 연출 신경수)가 1일 방송된 16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쓰리데이즈'는 '싸인', '유령'을 집필한 '한국형 장르물의 대가' 김은희 작가와 '뿌리깊은 나무' 등을 만든 신경수 PD의 조합, 여기에 배우 손현주, 박유천, 최원영, 박하선, 소이현, 윤제문, 장현성, 안길강 등의 출연으로 방송 전부터 시청자의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다.

지난 3개월간 '쓰리데이즈'는 수목극으로 방영되며 묵직한 무게감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대단원의 막을 내린 '쓰리데이즈'가 어떤 작품이었는지, 다시 되짚어 봤다.

# 반전의 재미와 액션의 쾌감, 한국형 장르물이란 이런 것

'쓰리데이즈'는 초반부터 김도진(최원영 분)이 '절대악'으로서 이동휘(손현주 분)와 한태경(박유천 분)과 대립하는 위치에 있었다. 선과 악이 애초에 뚜렷하게 그려지며 양극의 맞대결이 예견됐다.

하지만 이보다 더 손에 땀을 쥐게 만든 재미는 김도진의 편에 누가 더 있냐는 것이다. 김도진을 도와 이동휘를 없애려하는 '내부의 적'이 누군지 추적하는 과정은 시청자가 주인공 한태경에게 몰입하게 만들었고, 한태경의 추리에 함께 하며 더욱 큰 재미를 자아냈다.

이 과정에서 함봉수(장현성 분), 황윤재(김민재 분), 신규진(윤제문 분) 등이 김도진 편이었다는 전개는 짜릿한 반전을 선사했다. 또 이들 모두 김도진에게 속았고, 결국 잔인한 죽음을 맞았다는 사실은 안타까운 마음마저 들게 했다.

또 '쓰리데이즈'는 브라운관 액션의 질을 한 뼘 더 높였다. 과감한 투자와 배우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으로 안방극장을 들썩이게 할 액션신들이 완성됐다.

박유천은 '열차 액션'을 비롯해 '유리창 액션', '엘리베이터 액션', '복도 액션' 등 다양한 액션 장면을 소화해냈고, 회를 거듭할수록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액션 연기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2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카체이싱 장면도 압권이었다.

# 배우들의 호연, 주조연 가릴 것 없는 명품 연기의 향연

'쓰리데이즈'에서 대통령 이동휘 역을 맡은 손현주는 그의 이름에 걸맞는 명품 연기로 드라마의 무게감을 잡았다. 16년 전 양진리에서 희생된 주민들과 자신을 보호하려다가 죽은 사람들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 김도진의 악행을 향한 분노, 명색의 대통령인데 절대악 앞에서 힘을 쓸 수 없는 자신의 나약한 모습에 대한 답답함 등을 그만의 실감나는 연기력으로 표현해냈다. 눈물을 머금은 눈빛, 떨리는 표정, 때때로 달라지는 대사의 톤으로 실현된 손현주표 이동휘 대통령은 안방극장 시청자들을 전율케 했다.

한태경 역 박유천 역시 흔들림 없는 연기로 대작의 타이틀롤을 안정감 있게 소화했다. 과하지 않은 감정표현은 한태경 캐릭터의 심경을 더욱 진정성 있게 전달했고, 대하는 인물에 따라 달라지는 행동과 표정은 복잡한 인물관계의 중심에 서 있는 한태경을 적절하게 그려냈다. 특히 박유천은 어깨부상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액션신을 훌륭히 소화하며 명품 액션배우로 거듭났다.

이밖에도 '쓰리데이즈'에는 이름을 나열하기도 힘들만큼 많은 배우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적절하게 소화했다. 절대악으로서 미치광이의 잔인함을 섬뜩하게 표현한 김도진 역 최원영, 정의감 넘치는 열혈 순경 윤보원 역 박하선, 경호실 법무팀 소속으로 이지적인 매력의 이차영 역 소이현, 열등감에 배신하지만 죽음과 함께 보은한 신규진 역 윤제문, 가장 믿음직한 겉모습과 달리 대통령 저격범으로 죽어간 함봉수 역 장현성, 끝까지 대통령의 목숨과 신념을 지키려했던 김상희 역 안길강, 정의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썼던 최지훈 역 이재용 등 수많은 배우들이 '쓰리데이즈' 속에 녹아들었다.

# '쓰리데이즈'가 던진 메시지, 정의와 신념의 무게

수많은 명장면을 만든 '쓰리데이즈'. 이 작품이 하고싶은 말이자, 최고의 명장면은 마지막 16회에 등장했다. 끝까지 신념을 지키고 정의를 실현하고자 했던 이동휘 대통령의 모습은,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대통령상을 그려냈다.

양진리가 불바다가 되기 전에 안전한 곳으로 피하라는 한태경에게 이동휘는 말한다. “대통령은 국민을 지키는 사람입니다. 국민이 위기에 빠졌는데, 나 혼자 살겠다고 도망칠 수는 없어요”라고. 이는 세월호 참사로 그 어느 때보다 정부의 무능함에 실망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깊은 울림을 안겼다.

극중 이동휘는 자신의 목숨을 버리려 하면서까지 절대악에 맞섰고 결국에는 국민들을 지켰다. 이는 “진실이란 건 그 어떤 가치와 이익이라 할 지라도, 국민을 볼모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이동휘의 신념과 “국민들이 국가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책임감에 의한 행동이었다.

또 드라마는 마지막 이동휘와 한태경의 대화에서 전하고자하는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이동휘는 “날 위해 대신 죽어간 그 사람들을 위해, 무슨 일을 하건 어디에 있건, 난 열심히 살아갈 겁니다. 그게 내가 그 사람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니까요”라며 “날 지켜준 것처럼 당신의 신념을 위해 싸워나가세요. 나도 당신에게 부끄럽지 않게, 내 자리에서 싸워나가겠습니다”라고 다짐한다. '쓰리데이즈'가 말하고자 한 메시지, 바로 이 것이었다.

한편 '쓰리데이즈' 후속으로 오는 7일부터는 이승기, 차승원, 고아라, 오윤아, 안재현, 박정민, 성지루 등이 출연하는 청춘 수사 로맨스 수사물 '너희들은 포위됐다'가 방송된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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