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3일(월)

스타 끝장 인터뷰

[인터뷰]김영광 “짝사랑男, 이제 그만 하고 싶은데…”

작성 2015.02.05 11:30 조회 5,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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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광

[SBS연예뉴스 | 손재은 기자] 신(身)은 지쳐 있었을지 몰라도 심(心)은 여유로워 보였다. 입가에 대상 포진으로 인해 올라온 발진은 몸 상태에 빨간불이 들어왔음을 한 눈에 알 수 있게 했다. 하지만 그 발진이 무색하게 특유의 보조개 미소로 “아프지는 않은데 긴장이 풀려서 그런 것 같다”며 도리어 상대방을 안심시켰다. 그 배려는 '피노키오' 속 범조 그대로였다. 

김영광은 1월 중순 종영한 '피노키오'(극본 박혜련, 연출 조수원)에서 재벌 2세 허당남 서범조 역을 통해 언제나 자신의 이름 앞에 붙었던 '모델 출신'을 떼어도 될 정도로 배우로서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연말에는 SBS 연기대상 뉴스타상에 이름도 올렸으니까.  

“이게 아직 잘 모르겠다. 그냥 그런 칭찬들이 감사할 뿐이다. 뭔가 내 안에서 확실한 것이 있으면 좀 자란 것 같다, 앞으로는 문제없겠다 말 할 텐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그냥 조금 조금 자랐다.(하하) 시상식 때는 정말 긴장을 많이 해서 소감을 깔끔하게 말하지 못 했다. 시간이 지나니까 내가 상 받았네 라고 느껴지더라. 정말 나중에 온 거다. 앞으로 끝까지 열심히 해야 겠다, 흐트러지지 않으려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 '피노키오' 시작하기
범조는 모델처럼 매끈한 몸매에 뛰어난 패션 감각, 훈남 외모에 다재다능한 재능을 겸비하고 집안까지 좋은 완벽한 재벌인 MSG 방송국 기자. 3회에 첫 등장했지만 어딘가 모르게 어색함이 비춰졌다.

“사실 초반 캐릭터 잡기가 정말 어려웠다. 방향을 어찌 잡아야 할지 모르겠더라. 그 고민이 많아서 정리가 안 됐다. 그런 부분을 고민하다가 조수원 PD와 상의 했다. 캐릭터 설명할 신들이 부족하니 신 바이 신으로 최선을 다해보자고 했다. 그래서 초반부에는 캐릭터가 아닌 신에 맞게 연기를 했다. 이를 좋게 본 분들은 색다르고 특이했다 하는 것 같고, 반대로 본 분들은 보다 선명한 색의 캐릭터가 아니어서 아쉬웠다고 하는 것 같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김영광은 범조의 자리를 찾아 만들어 갔다. 인하(박신혜 분)를 짝사랑하고, 엄마 로사(김해숙 분)의 잘못을 확인하며 복잡한 감정을 표현해냈다.

“어머님 사건이 터지면서 캐릭터 잡기가 수월해졌다. 내가 생각하는 부분이 방송에 모두 나오지 않지만 상황이 보이기 시작했다. 신들이 보조적으로 범조를 뒷받침 해줬고, 그러면서 캐릭터가 잡혔다”

# '피노키오' 촬영하기
'피노키오'는 김영광 외에 이종석 박신혜 이유비 등 또래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그만큼 촬영 현장은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정말 또래들이랑 함께 하니 편한 점이 많더라. 체력적으로 힘들었는데 웃으면서 연기했다. (이)종석는 처음에 예쁘다고 생각했다. 영화 '피끓는 청춘'도 같이 했는데 부딪치는 신이 때리고 싸우는 것뿐이었다. 이번에는 살가운 것도 있고 웃긴 것도 있고 여러 가지 하다 보니 정말 잘하는 애구나, 생각도 많이 하고 준비를 잘하는 애구나 느꼈다. 후반에는 안쓰럽기도 했다. 종석이가 체력이 방전이 돼 잠깐 집중하는 것도 힘들어했다. 그럴 때 안타까웠는데 그래도 해내더라. 애교도 많아서 현장에서 예쁨 받는 스타일이다”

김영광은 이종석에 대해 마르지 않는 칭찬을 내놨다. 하지만 실제로 붙는 신이 많아 촬영장에서 자주 본 얼굴은 이종석이 아닌 박신혜다. 

“(박)신혜의 경우는 원래 현장에서 잘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직접 같이 해보니 성격이 진짜 좋더라. 신혜는 저랑 붙는 신이 많았는데 촬영장에서 많이 챙겨줬다. 힘들어하거나 지쳐 보이면 자기가 애교도 부리고 이야기도 하고 그랬다. 좋았다. 그래서 이종석 박신혜 케미가 좋았던 것 같다. 두 사람이 오글거릴 정도로 친하니 화면에서도 그게 잘 나온 것 같다”

김


# '피노키오' 결말내기
'피노키오'는 하명(이종석 분)과 인하(박신혜 분)의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유래(이유비 분)도 교동(이필모 분)과 러브라인을 형성했다. 하지만 기자 4인방 중 범조만 짝을 이루지 못 했다.

“드라마가 끝을 향해 가며 살짝 예상을 했던 것은 범조가 MSC 사장으로 나오는 거였다.(하하) 결국 그렇게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결론은 마음에 든다. 후반부에 인하를 보내며 과거 회상신도 애틋했고, 어머님한테 따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며 다시금 MSC에 시험 보는 부분도 좋았다. 그때 수험번호가 444였다. 인하의 번호다. 그런 디테일들이 나쁘지 않았다. 아마도 '피노키오'가 기자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범조도 기자로 돌아간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김영광은 범조를 만나 새로운 경험을 한 탓인지 이번 드라마를 통해 언론에 대해 좀 더 진중하게 다가간 듯 했다.

“언론에 비친 내 모습에 대해 바로 잡고 싶은 것이 있다면 다른 것은 거의 없다. 예전에 한 패션지에 실린 인터뷰 때문에 열심히 잘 하고 있다가 호되게 당한 적이 있다. 그것 빼고는… 드라마 상에서도 나온 이야기인데 그냥 사건이 하나가 있으면 본질을 흔들지 말고 끝까지 가져가길 바란다. 새로운 이슈가 덮으니까. 죄인 판정이 아니라 해도 그 때 생긴 다른 이슈들로 덮여서 사실을 바로 잡지 못 한다. 그런 부분들이 안타깝다”

# 남겨진 숙제
김영광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존재감은 확실히 높였다. 하지만 '착한 짝사랑남', '키다리 아저씨' 이미지를 아주 버리지는 못 했다. 김영광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개인적으로 다양한 역할에 캐스팅 들어왔으면 좋겠는데 짝사랑 이미지가 강해서… 과거 여주인공이 짝사랑했던 남자이거나 여주인공을 짝사랑 하는 남자이거나 둘 중 하나다. 처음에는 항상 다르게 생각하고, 똑같지 않다 했는데 하다 보니 비슷한 상황들이 많더라. 지켜봐야 하고, 마음을 숨겨야 하고, 시기 놓치고, 고백 못하고 레퍼토리가 있다. 결론적으로 임팩트가 강하지 않다. 기억에 남을 만한 인상을 주기가 힘들다. 착하고 순진한 모습을 보여주면 요즘은 오그라든다고 하거나 중2 병 걸린 것 아니냐 하더라. 그만큼 순진한 캐릭터가 돋보이기 힘든 것 같다. 아쉽다. 처음과 끝을 다 하는데, 하나의 추억이나 기억처럼 더듬으며 하는데 항상 후반부 가면 슬퍼진다. 그래서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

김영광은 '피노키오' 종영 후 한 템포 쉴 법도 한데 바로 차기작을 결정했다. 그룹 2NE1 산다라박과 함께 2월 초부터 한,중 합작 웹드라마 '닥터 모 클리닉'(극본 이아람, 연출 권혁찬) 촬영에 돌입한다.

“이 일이 무서운 것이 일이 많으면 피곤해서 짜증나고 일이 없으면 없어서 짜증난다.(하하) 한 달 쉬면 생생해지니 일을 해야 한다. 그리고 나는 현장감이라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쉬지 않아야 안 잊는다. 잘 까먹는 스타일이라…. 좀 욕심이 하긴 한데 짧은 시간에 여러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나한테 맞는 게 뭔지 알아야 할 것 같다. 좋은 작품이 있으면 굳이 주연이 아니더라도 잘 하고 싶다. 산다라박과의 호흡은 색다른 경험일 것 같다. 잘 할 것이라 믿는다. 그 분은 끼와 감성이 남다르지 않냐. 매력이 있을 것이라 기대하겠다. 1년 안에 많은 것을 하고 싶다”

김영광


에피소드
김영광이 인터뷰가 이뤄진 날, 야외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인터뷰 룸으로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야만 했다. 엘리베이터 안 모니터에는 SBS 월화드라마 '펀치'가 한창 재방송 중이었다. 김영광은 '펀치' 박정환 역을 맡고 있는 김래원의 모습에 눈을 떼지 못한 채 “정말 최고다”라며 감탄에 감탄을 했다. 급기야 롤모델도 김래원을 뽑았다.

“뭔가 나만의 색깔과 어떤 여운이 남는, 기억에 남는 배우 되고 싶다. 김래원 선배가 정말 멋진 것 같다. 기자님도 '펀치' 봤냐. 정말 멋있지 않냐. 영화 '강남 1970'도 봤는데 김래원 선배 연기에 '우와 우와' 했다. 정말 멋지다. 인정하게 되더라”

사진=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손재은 기자 jaeni@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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